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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해야하는 이유

코딩스케치 2025. 6. 5. 00:48

어느덧 개발자로 일한지 거의 만 3년이 되어간다.

 

개발을 일로 시작해보기 위해서 동기부여도 되고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수단도 된다는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블로그를 시작했던 것 같다.

 

초반에 가장 먼저 블로그를 써야겠다고 생각한건

똑같이 국비로 시작해 어느덧 CTO가 되어있던 이동욱이라는 사람의

블로그를 보고 "나도 블로그로 기록을 해봐야겠다" 였었다.

 

그래서 어떤 방향으로 블로그를 써볼까 네이버 블로그를 할까

티스토리를 할까 많은 심사숙고를 거쳐 꾸준히 쓰는걸 목표로

공부한 것들, 생각나는 것들을 최대한 올려적었다.

 

어떤 때는 공부한걸 올리다가 조회수 욕심이나서

어떤 때는 최대한 사람들이 보겠다 싶은걸 올리고 하면서

하루 조회수 1천도 나름대로 넘겨봤다.

 

그러다가 국비로 시작한 개발자 준비생이 개발자가 되었고

그 뒤부터 오히려 소홀해졌다. 나는 그렇게 완벽주의적인 사람이 아닌데

개발 일을 하니까 완벽함을 추구해야된다는 나 자신만의 압박감이 있었다.

 

문제는 이 압박감이 정말 나를 완벽주의로 만들면 괜찮은데

공부도 안하면서 공부 스트레스만 받는 느낌이랄까..?

 

결국 그나마 쓰던 블로그 글 마저 멈춰버렸다.

계정 문제가 있어 지금의 블로그로 옮겨왔지만 마찬가지로

크게 글밥이 늘어나지는 않았다.

가끔 쓰기야 하지만 이전처럼 열정있게 쓴 적이 없던 것 같다.

 

그리고 이제서야 다시 블로그를 써야한다고 생각한 이유는 크게

3가지이다.

 

첫번째. 정리 능력이 점점 안좋아진다.

블로그를 안쓰면서 노션을 좀 더 자주 써왔는데 아무래도

나만 보는 문서라는 생각에 글을 대충쓴다. 기록 자체를 안하는거보단

낫겠지만 점점 명령어 기록해놓는 메모장 정도 느낌이 되어갔다.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쓰는 지금도 글이 잘 안써진다는게 느껴질 정도로

글쓰기, 글 정리 능력이 안좋아졌다고 느껴진다.

 

예전에 별 생각없이 해왔던 하루를 정리하면서 쓰는 글들이

해왔던 일들에 대한 복습도 되고 내 생각도 글로 정리하는 시간도 됐었다.

글을 쓰는 능력, 정리하는 능력은 아직도 매우 중요하고 AI가 아무리

발달된다고 해도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된다.

 

두번째.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간다.

22년 9월에 일을 시작하고 거의 3년이 벌써 흘렀다.

아직 결혼을 한 것도, 아이를 키우는 것도 아닌데 개발을 하면서 보내는

하루들은 너무 빠르게 흘러간다. 내 기술, 지식은 조금씩 늘어나겠지만

나를 기록하는 시간들이 점점 적어졌다.

 

그러다가 지인이 자기 일상을 일기장처럼 쓰는 블로그를 봤는데

그걸보면서 뭔가 내 3년이 기록되지 않고 사라진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기는 공개 블로그다 보니 완전히 일기장처럼 편한건 아니어도

개발자로 일하면서 당시 내 생각과 했던 것들을 기록해놓고 이걸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이상하게 조회수가 조금이라도 있어야 뭐라도 쓰는 맛이 난달까)

 

세번째. 재미가 있다.

이전 블로그로 경험한 바 일단 뭐든 쓰면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봐준다.

이 봐주는게 쏠쏠한 재미 중 하나인거 같다. 그리고 이 재미가 조금이라도

개발 공부를 더 재밌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정말 나만의 페이지에 지식들을 쌓아올려 블로그에 써야지했던 것들은

막상 블로그에 올라갈만한 지식이 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얘기는 나는 일단 뭐든 꽁꽁 숨겨놓고 하지는 못하는 성격이란 것이다.

시작하면 시작한대로 누군가 봐줬으면 좋겠고 중간이면 중간인대로

완성이면 완성인대로 누군가 봐주고 응원해줬으면 좋겠는 은근한

관종의 기질이 있는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유로 다시 블로그에 글을 써보려고 한다.

이전의 3년은 특별히 나를 기록한다는 느낌이 적었던 만큼

앞으로 3년은 3년 뒤의 내가 봤을 때 열심히 살았다는걸

블로그를 보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처음 블로그는 이동욱님을 보고 시작했지만

최근 다시 블로그를 써야겠다고 느낀건 코딩팩토리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정태님의 브런치가 동기부여가 되었다.

 

솔직히 개발자가 지루한 일이 많다고 느껴질때도 있었는데

개발하면서 글쓰는 능력을 키워 다양한 일을 하시는게 멋있고

재밌어 보였다.

 

일도 중요하지만 나에게 초점을 맞추면서 다음 날이,

그리고 그 다음 날이 더 재밌는 하루가 되기위해서

다시 기록을 시작하려고 한다.